달력은 이미 봄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거늘,
아직도 찬 바람이 넘쳐나는 산중 작은 학교 식당...
점심 시간의 삽화 한 장
재잘거리며 식사를 마친 유치원 호연이가 식판을 정리하고 나가려다가, 문득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주
위를 스윽~ 살핀다.
아니나 다를까! 찬 바람이 횡행하는 식당 밖의 냉랭한 기온 때문에 출입문 안쪽 유리에 뽀얗게 김이 서
려 있었던 모양인데,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이 꼬맹이 친구는 거침없는 작업에 돌입...
너무 늦게 오는 봄을 기다리는 작은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였을까? 뽀얀 김을 집게 손가락으로 지우며
자신의 이름 석 자를 조심 조심 써 넣고 있더라! 자신의 키보다 한 뼘은 높은 곳에다가...
누구에겐가 들킬세라,
엄청난 두근거림으로 터질 듯 하였을 작은 가슴과
손가락 끝에서 온몸으로 퍼졌을 무지갯 빛 전율을
다시 가늠해 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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